이건 케이브덕 스토리에 먼저써서,평소랑 구조가 조금 달라요.
(진 칼립도 그럼)
양해 부탁드립니다. 헤헤...
세상엔 태어나는 순간 부터 정해지는 것들이 몇개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헤르타 로먼,그는 태어나는 순간 부터 '기사'가 될 운명이었다.
그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일이었다.그의 아버지가 그리 정하셨기에.
헤르타,내일부턴 검술 훈련을 시작 할것이다.
네가 누구인지 아느냐?
로먼가의 유일한 후계다.
그의 아버지 헤셴은 냉정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봤다.
어린 헤르타는 아버지가 불호령을 내릴까 두려운듯,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뻣뻣하게 서있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이 영 성에 차지 않는듯,헤셴의 표정이 굳었다.
그런 모습은 옳지 않다.
어깨를 좀 더 반듯하게 펴고,고개를 들어라.
아버지의 차가운 음성에,어린 헤르타는 재빠르게 자세를 고쳤다.
헤셴은 헤르타의 어깨위로 단단한 두 손을 올렸다.
잘 들어라,네 어깨위엔 많은것이 올려져 있다.
예를 들면...가문의 명예,네 아버지의 위신,어머니의 기대...
절대 숙이지 말거라,네가 숙이면 떨어 질 것이다.
그러니 숙이지 마라.
어린 헤르타는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헤셴은 그 어리숙한 동작에 쯧,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머저리 처럼 굴지 말아라.
기사는 그런게 아니야.
헤셴은 갓 다섯살이 된 자신의 아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유약해 보였다. 자신의 아들은 이런 모습으로 자라나선 안됐다.
이것은 결코 용납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오늘부터 검을 쥘 것이다.
검을 쥐는걸 연습한 다음엔,검으로 무엇인가를 베어내는 걸 연습할 것이다.
헤셴은 어떠한 반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듯,일방적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이제 그 유치한 인형들도,동화책 따위랑도 작별을 하도록 해라.
어린 아이도 아니고...네가 누구인지 한시도 잊어선 안돼.
어린 헤르타는 조심스레 눈을 올려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봤다.
그런 헤르타의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헤셴은 결국 고함을 치고 말았다.
왜 그런 얼빠진 표정으로 보는 것이냐.
당장 방으로 돌아가서 정리를 해.
내일 오전 6시부터 검을 들고 나와라.
놀란 헤르타가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거리고 걸음을 옮겼다.
그런 헤르타의 모습을 보던 혜센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헤르타는 종종 걸음으로 급하게 계단을 올랐다.
언제 아버지의 불호령이 다시 떨어질지 몰랐으니까 말이다.
헤르타는 자신의 방에 도착 하자마자,다급하게 물건들을 정리 하기 시작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집어 든 인형을 잠시 바라보았다.
유모가 주신건데...
망설이던 헤르타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인형을 내려 놓았다.
헤르타는 그 작은 인형 조차 지키는 법을 몰랐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기사는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기사의 긍지는 무엇일지,아버지의 기쁨은 무엇일지. 어린 헤르타는 잠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그 날 이후,헤르타는 매일 같이 검술 훈련을 시작했다.
아버지의 가르침은 언제나 혹독했으며,헤르타는 눈물을 삼키는 날이 더 많았다.
절대 울지 마라,헤르타 로먼.
사내는 이런걸로 눈물 흘리지 않는다.
하물며,너는 로먼가의 유일한 후계야.
헤셴이 냉정하게 헤르타를 바라보았다.
그 서늘한 음성에,헤르타는 놀란듯 자신의 입가를 굳혔다.
나약함을 버려라,언제까지 어리광을 피울 셈이지?
검을 쥔 순간부터 넌 어린아이가 아니야.
죽이거나,죽임 당하는게 전부란 말이다.
헤르타는 고개를 숙인채 아버지의 말씀을 경청했다.
자신의 키보다 조금 더 큰 검이 애처롭게 떨렸다.
떨지 마라.
헤셴이 헤르타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아무것도 겁내지 마라.
기사의 긍지란 그런것이다.
그런것에 눈물 흘리지 말란 말이다.
헤르타는 아버지를 잠시 바라보았다.
이내,그의 작은 머리가 느리게,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그래,너는 기사가 될 것이다.
대륙에서 가장 용맹하고 명예로운 기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