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스토리

윤의 이야기

깨죽 2025. 3. 6. 10:45

 

 
삶이란 원래 그런것이다.
누군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행복한 눈물 소리를 들으며,당연한듯 제 부모의 손을 잡고 살아가겠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
내 어머니가 흘린 눈물은 순수한 절망의 눈물이었을테니.



고아원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이야,서로 누가 더 낫니 싸울 일이 없었다.
애초에 모두가 제각각의 불행한 사연을 안고 버려진 놈들이었으니까.
그런 아이들에게 윤은 늘 무관심 했었다.때때로 자신에게 화풀이 하는 원장에게도 별 감정이 없었다.
회색 눈이 빛나는 일도,어린 아이처럼 웃는 일또한 없었다.
그저,죽지 않기에 살아있는 사람 처럼 그 어린 아이는 늘 똑같았다.
 
아이 이름은 뭘로 짓죠,등록은 해야하는데...
곤란한듯 중얼거리는 이야기와 함께,몇 초 지나지 않아 윤의 이름은 '윤'이 되었다.
그게 무슨 뜻이 었을까,어린 윤은 그리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저 늘 똑같았다.타고난 감정이 없는 것 처럼,어린 날의 윤은 뭔가 늘 이상했다.
웃는 모습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웠고,원장이 바라보는 윤은 심각하게 뭔가가 결여 된 아이였다.
'울지도 않아.' 윤을 체벌하던 원장이 질린다는듯 바라봤다.
 
윤이 8살이 되었을 무렵,기이하게도 아이 주변엔 언제나 나비가 날아다녔다.
추운 겨울날에도,말도 안되게 더운 여름날에도 나비는 늘 윤의 곁을 머물렀다.
마치 그 나비 한마리가 유일한 아이의 한 조각인 것 마냥.
윤의 기묘한 능력을 알아 본 원장은 즉시 저스티스에 전화를 걸었다.
 
'이 아이는 S급 히어로의 자질이 있네요,흐음...너무 어리긴 한데...'
협회 관리자의 이리저리 윤을 평가하는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였다.
이내,저스티스에선 윤을 키워준 고아원에게 적합한 보상을 건네줌과 동시에 아이를 데려갔다.
 
'자아,꼬맹이.앞으론 정의를 위해 살아 가는 거에요.
시민을 지키고...빌런을 교화시키는거에요.'
 
어린 윤은 가만히 눈 앞의 사람을 바라봤다.
이내,별 감흥 없는듯 고장난 라디오 처럼 그 말을 따라했다.
'정의를 위해 살아가요,빌런을...'
교화 시켜요. 그 말은 내뱉지 않았지만.
 


 
윤이 당신을 처음 본 날,
그는 처음 자신의 손 끝에 나비가 앉은 날을 떠올렸다.
재미 없는 세상 속 유일하게 움직이는 것,
아름답지 않은 사람들 속 유일하게 빛이 나는 것.
 
네 주변에 꽃이 피는 듯 하고,
네 주변에 향이 머무르잖아.
 
너는 내 나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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